책을 좀 더 꾸준히 읽자는 것이 내 자신의 새해 결심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 좀 읽어라 매일 잔소리 하는 것보다는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일부러 애들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책을 읽기로 했다.
몇 달 동안 1/3정도 밖에 읽지 못했던 Steve Jobs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조금 붙으니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자꾸만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배경이 되는 시기가 내 청소년기와 대학시절 그리고 회사를 다니던 시절을 모두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Steve Jobs란 인물 자체가 정말이지 흥미진진하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관련자료들을 검토해서 그의 성공과 좌절, 재기를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묘사하려고 힘쓴 것 같고, Jobs의 괴팍한 성격이나 가족사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묘사해 나간다.
Walter Issacson이 쓴 다른 전기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전기를 쓰는 방식이 참 독특하다고 느꼈다. Steve Jobs가 아직 살아있을 때 쓰기 시작했으니, 일종의 자서전 같은 형식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고 부탁하면서 자신의 지난 날의 잘못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자신의 성공을 미화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사건에 대해 Jobs의 주장도 소개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의 주장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해 사건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Jobs가 어떤 사건에 대해 자신의 시각만으로 정리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
젊은 시절 성공과 실패의 경험 후에 어찌보면 굉장히 성숙한, 또는 좀더 지능적인 모습으로 Apple로 복귀한 후, 놀라운 성공을 이어갔던 Jobs. 끝없는 완벽주의와 아집과 독선이 성공을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쓰디쓴 실패를 가져오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그 모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그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가 되었다는 것 또한 재미있다.
이제 겨우 절반을 조금 넘게 읽었는데, 다음 내용이 자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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