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9일 화요일

후배의 방문

원광대 조교수로 있는 후배가 집에 왔었다. 미시간에 이사 온 이후로 한국에서 온 몇 안되는 손님 중 하나였다. 마침 내가 아직 학기 중이라 손님 대접은 커녕 학교에 잠깐 데려가서 나 일하는 동안 옆에서 꾸벅 꾸벅 졸게 만들기도 했다. Burch Run이란 몰에 잠깐 데려간 것 말고는 며칠 동안 집에서 맥주나 홀짝 거리게 만들었다.


전에 이 친구의 지도교수님이 미시간 어디에 와 계시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그 어디가 바로 Lansing이라고 우리 집에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도시였다. 토요일에 교수님을 찾아뵈었는데 학부 때 수업 듣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 계시긴 하지만 세월을 속일 수는 없는 일이라 교수님보다는 오히려 동네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이동통신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수많은 인재들을 키워내셨던 교수님답지 않게 너무나 평범하신 모습에 살짝 속으로 놀라기도 했다. 수업 시간에 늘 조곤 조곤 말씀하셔셔 뒷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거의 들리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기도 하고, 바이얼린을 연주하셨단 이야기도 생각이 나서, 이런 저런 음악 얘기도 듣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토요일 밤에 Lansing에서 돌아와 그래도 외식을 한번은 해야지 싶어 저녁 식사도 할겸 집근처에 Buffalo Wild Wings에 가서 간단히 맥주도 한잔 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내가 방학일 때 오면 그래도 조금은 더 손님처럼 대접해주마하고 약속하면서 후배의 며칠 간의 짧은 방문이 끝이 났다. 나이 먹어갈수록 오며 가며 사람들하고 별의미 없는 듯한 대화라도 나누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느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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