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국 공대 교수 지원 - 1

It's luck!
박사과정 막바지에 지도교수님께 교수로 취업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요하고 여쭤보았을 때 교수님께서 주신 답변이다. 교수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상치못한 요소들이 많다는 뜻이리라.

구직자와 고용자의 입장이 절묘히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어야한다는 것이 학교에서나 회사나에서나 마찬가지겠다. 하지만 그 만나는 지점이 회사에 비해서는 아주 좁은 것이 학교 쪽에서 교수를 임용할 때다.

그렇다고 운만을 믿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것이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미국 공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 미국에 남아서 교수가 되려고 했을 때, 막상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물론,
  • 구름 위 어디 쯤에 있는 아주 좋은 대학원에서,
  • 아주 유명한 지도교수님을 모시고, 
  • 연구활동이 굉장히 활발한 연구실에서,
  • 논문을 아주 많이 썼다면,
얘기가 다르겠다. 내 자신이 이런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원한다면 왠만한 대학에 조교수로 부임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 같으니 어떻게 하면 교수가 될 수 있나 자체를 별로 고민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처럼 조금은 평범한 사람의 경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척이나 많다. 우선 주변에 미국에서 교수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으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몇 차례 후배들로부터 조언을 요청받은 일도 있고해서 이번 기회에 "미국에서 공대 교수되기"에 대한 내용을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누어 정리해볼까 한다.



시작하기 앞서


적성

무엇보다, 교수라는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수라는 일의 특성에 대해 먼저 잘 알아보고, 자신의 적성을 돌아보는 일이 가장 먼저해야 할 일이다.

교수의 주된 일은 대략 다음 세가지다.

  • 수업: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 연구: 자신의 연구를 수행. 과제를 수행해서 학교에 금전적 이득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대학원생과 함께 연구를 수행해서 학문적 성과를 낸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다시 과제를 따내어 과제를 수행한다.
  • 서비스: 학교의 일원으로서 해야되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는데,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루 종일, 좁은 연구실에 쳐박혀 책에 코박고 있는 모습만이 교수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물론 그런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교수님들이 계시지만 대학은 위에 언급한 세 가지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면 최대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기도 하다. 좁은 연구실에 쳐박혀 있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교수라는 직업이 한국에서처럼 남들이 높여주는 직업은 아니기때문에 그냥 교수라는 타이틀만 보고 자신의 적성을 무시하면 견디기 힘든 아주 따분한 직업이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미국의 대학들에 대해 알아보자. 교수자리를 알아보는 구직자의 입장에서 미국대학은 대략 다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커뮤니티 칼리지: 2년제 대학으로 한국의 전문대학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대학의 교수들은 대부분 연봉이 그리 높지 않지만, 연구나 학생지도의 부담없지만 수업 부담이 많다.
  • 학부 중심 대학: 대학원 과정이 없거나 석사과정까지만 제공되며 주로 학부교육이 중심으로 구직자들은 주로 teaching school이라고들 부른다. 커뮤니티 칼리지와는 달리 학생지도도 해야하고, 학부생들 수준에 맞는 어느 정도의 연구능력을 요구하는 학교들도 많다.
  • 연구 중심 대학: 구직자들이 나온 대학일테니 더 이상 설명은 불필요할 듯.
학부중심대학은 연구활동 부담은 덜하지만, 새로 부임한 조교수에게도 수업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 연구 활동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열정이 있다면 지원해볼만하다.

수입

한국의 대학과는 다르게 미국대학은 단과대학별로 또 과별로 신임교수들의 연봉이 다르다. 인문대나 자연과학대의 연봉은 상상하는 이상으로 박하다. 그래서 여름방학에 학생들이 피자배달을 시키면 교수가 배달하러 온다는 농담이 진담처럼 떠돌아도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공대는 사정이 조금 낳은 편이다. 하지만 대체로 회사에 취업하는 경우보다 최소 $30,000이상 적은 것 같다. 

대학교수들은 12개월 중 9개월만 일하는 것으로 연봉 계약을 하는데, 나머지 3개월은 과제 수행을 통해 추가로 벌든지 아니면 그냥 놀든지 해야한다. 하지만 3개월치 월급을 더 벌어들일 수 가능성은 있으니 능력에 따라서는 회사다니는 사람 부럽지 않을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연봉은 주립인지 사립인지에 따라서도 다르고 주에 따라서도 다르고 또 학교 수준에 따라서도 많이 다르다. 괜찮은 연구중심대학의 연봉은 회사 다니는 사람 부럽지 않을만큼 높은 편이지만, 작은 주립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연봉이 많이 박하다.

그래도 대략 숫자로 정리해본다면 작은 주립대학은 작게는 5만불 중반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사립대학이나 조금 규모가 있는 주립대학들은 7만 언저리, 연구중심의 큰 대학들은 대체로 9만불 이상 쯤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전 준비

자, 자신의 적성도 확인했고, 조금 적을 수도 있는 수입을 감내할 준비가 되었다면, 박사과정 동안 다음과 같은 점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 가장 중요한 것은 Science나 Nature에 낼 논문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논문을 많이 써 두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연구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 추천서를 부탁할 최소한 세 분의 교수님들과 친해두는 것이 좋다. All A를 받을 수 없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 교수님들 과목은 A를 받아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 운이 좋아 박사과정 내내 연구조교를 해야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능하다면 teaching assistant 경력을 쌓아 두는 것이 좋다.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

졸업하기 전 가을이 가장 적당한 시간이다.

대부분 대학에서 9월부터 시작하는 가을학기에 신임교수들이 근무를 시작하기를 원한다. 이런 경우 교수모집 공고는 그 전에 늦가을부터 내기 시작해서 봄이 되기 전에 마감한다. 미국은 겨울방학이 아주 짧아서 1월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데, 1월이 되면 후보자를 걸러내는 작업을 시작하고, 3월이나 4월 쯤 전화 인터뷰를 하고, 최종적으로 세 명 정도를 학교로 직접 불러 만나보는 on-site 인터뷰를 하게되는데, 이런 과정이 늦어도 5월 중에는 끝나야 한다.

지원서도 가능하면 빨리 접수시키는 것이 좋은 편이라 졸업년도 한 해 전 12월 크리스마스 연휴가 다가오기 전에 모든 지원서를 접수시키는 걸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준비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있는데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서류는 다음과 같다.
  • Cover Letter: 지원하게 된 동기와 간단한 자기 소개
  • c.v.(일종의 이력서로 학교 쪽에서 주는 방식이다.) with at least 3 references: 추천인 명단 최소 3명
  • Research statement (연구계획서)
  • Teaching philosophy (교수법)
Teaching school인 경우 추가로, 학부와 대학원 성적표(transcripts)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각 서류의 작성법은 인터넷을 찾아보면 작성법과 더불어 참조할 수 있는 샘플이 많다.

각 서류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시작

자, 그럼 이제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지역이나 대학이 확실하다면 그곳만 공략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 많이 지원하는 것이 좋다. 지원서 작성과 인터뷰도 다 경험이 되니, 마음에 쏙 들지 않는 학교라고 인터뷰를 거절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모집공고를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들은 어디가 좋은가? 다음 두 사이트가
다양한 학교의 모집공고를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다음에 계속...

댓글 6개:

  1. 배경이 화려해서 글이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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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같은 겨울 느낌이지만 다른 사진으로 바꿔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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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답글
    1. IE 버전 몇을 쓰고 있는거냐? 내 IE9에선 잘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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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음홧홧... IE8 이하에서는 배경에 그림 안나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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