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대통령 후보

지금으로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무리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독재자의 딸로서 가진 정치적 영향력과 역량을 빼고, 국가 운영 능력에 대해 심각하게 의심이 가는 박근혜에게 철통같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납득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타나는 현실이 그렇다.

게다가 잘 마무리 될 것 같았던 야권후보 단일화는 내홍을 겪다가 그리 아름답지못하게 마무리 되고 말았다. 흔한 양비론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양 쪽 모두 잘 한 것은 없다. 안철수 쪽은 생각보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소통이란 상대방이 내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가 된 문제인에게 막판 후보 담판으로 양보를 받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이건 순진한 것이 아니라 정치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방법이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경쟁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고 진 쪽이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연출했어야 했다. 정치라는 것이 자신의 최선을 관철 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건 독재자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익의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과 타협과 협상을 통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 차선 또는 차악을 선택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향하는 쪽으로 반발자국씩이라도 조금씩 전진해 나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인데, 안철수가 보여준 대응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문재인도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대전제는 잊은 채 민주당의 틀 안에 매몰되어, 유불리를 따지는 속 좁은 모습을 보였다. 불리한 협상 결과라도 대승적으로 받았어야 했다. 박근혜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안철수의 느닷없는 양보로 안철수 지지층를 끌어오지 못하는 나쁜 상황이 되어버렸다. 대선이 가까와올 수록 상당수의 안철수 지지자들이 문제인에게 돌아오기는 하겠지만 민주당에 정을 주지 못하는 상당수는 기권이라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제 박근혜, 문재인인 양자 대결 구도 인데도 문제인의 지지율은 올라갈 줄을 모르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 한참 앞섰던 김대중이나 노무현도 막상 뚜껑을 열자 간발의 차이로 당선되었다는 점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박근혜의 당선의 무난해보인다.

결국, 안철수의 느닷없는 양보로 성립된 반쪽짜리 단일화는 승리의 방정식이 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한 선택을 한 안철수는 자기희생의 결단으로 칭송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제인이 대선에서 진다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인이 지금 할 일은 지방유세를 다닐 게 아니라 하루 속히 안철수와 더불어 민주당을 신당 수준으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안철수는 그런 문제인을 적극적으로 도와 그 공간안에서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 대중 유세 이런 거 다 필요없다. 이렇게만 한다면 당사에만 앉아 있어도 야권 단일 후보가 박근혜를 누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광화문에 백만군중이 모여도 선거에서 이기기는 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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