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일이 다가와서일까. 요 며칠 아버지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나 자신이 살가운 아들도 아니었고, 아버지도 대부분의 그 연배 경상도 남자들처럼 자식들에게 별 말씀은 없으신 분이었다.
이제와서 갑작스레 내게 무슨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닐텐데 자꾸만 관속에 누워계시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과 산소에 마지막에 묻히실 때의 정경이 느닷없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동네 어귀에 있던 정자에 앉아 산책 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쉬시던 모습이며, 아무 생각 없으신 듯 무심한 표정으로 TV를 응시하시던 모습같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모습들이 자꾸 내 머리 속에 들어 왔다 나갔다를 한다.
이 달 말이면 벌써 아버지 기일인데, 세월이 참 시나브로 흐른다 싶다.
금요일 오후, 올 상반기는 유난히 바쁘게 보내게 될 모양인데, 주말에 해야 할 일이 딱 하고 버티고 있으니, 마음이 주말을 맞는 게 아니라 마치 다시 월요일을 맞게 되는 기분이다.
나도 비슷한 마음. 앞으로 우리 마음에 잔잔한 모습으로 늘 함께 계실꺼야. 그게 우리에게 위로가 될 때도, 아픔이 될 때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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